
쿠팡 헬퍼 일을 그만두던 날이 아직도 기억난다.2021년 10월 초, 새벽 공기가 이상하리만큼 상쾌했다.그동안 수없이 반복하던 분류작업, 박스 냄새, 땀과 먼지로 뒤섞인 공기.그 모든 게 이제 끝이라고 생각하니,진짜 세상이 열리는 기분이었다.그날 퇴근길엔 창문을 열고 음악을 틀었다.라디오에서 흘러나오던 노래가 그렇게 자유롭게 들리긴 처음이었다.나는 진짜 ‘나’를 찾은 줄 알았다.쿠팡에서의 삶은 생계를 위한 선택이었고,이제는 내가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을 거라 믿었다.그때 내 머릿속엔 오직 하나의 생각뿐이었다.“이제 돈은 코인으로 벌면 돼.”당시엔 P2E(Play to Earn) 코인들이 유행이었다.게임을 하면서 코인을 벌 수 있다는 말은피로한 일상 속에서 희망처럼 들렸다.며칠 밤을 새며 백서를 읽고, ..

비트코인을 공부하면서 어느 정도 감정이 안정된 시기였다.하락장도 버텨봤고, 조급함도 조금씩 줄어들고 있었다.그러던 어느 날, 유튜브 알고리즘이 내게 하나의 영상을 추천했다.“리플(XRP), 송금의 혁명인가 사기의 상징인가.”예전에도 리플이라는 코인을 들어본 적은 있었지만,그땐 단순히 ‘비트코인보다 싸다’, ‘은행 코인이다’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솔직히 말하면, ‘싼 코인 = 언젠간 오를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감으로만 봤었다.하지만 이번엔 달랐다.그날은 단순히 가격이 아니라 ‘원리’를 이해하고 싶었다.리플은 왜 존재할까?왜 은행들이 리플을 언급할까?이 코인이 가진 기술적 의미는 뭘까? 퇴근 후 피곤한 몸을 이끌고 커피 한 잔을 내려놓고 노트북을 켰다.그리고 몇 시간을 꼬박 리플 관련 자료를 찾아봤다.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