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은 새벽 공기가 더 차갑다.배달통에 남은 온기와 달리, 도로 위를 달릴 때마다 내 숨이 흰 김이 되어 흩어진다.그 속에서 나는 여전히 같은 길을 달리고 있었다.하지만 마음은 예전과 달랐다.처음엔 돈을 벌기 위해서, 그리고 더 나은 내일을 만들기 위해 시작했던 일.하지만 배달이라는 노동과 투자라는 또 다른 ‘일’ 사이에서나는 점점 삶의 균형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코인 시장은 여전히 출렁이고 있었다.리플은 며칠 새 다시 반등했지만, 도지코인은 잠잠했다.네오는 예상보다 빨리 회복하지 못했다.예전 같으면 이런 변동에 하루 종일 마음을 빼앗겼겠지만,이젠 그저 앱을 한 번 확인하고 말았다.배달로 번 돈을 ‘내가 통제할 수 있는 현실의 결과’로 받아들이게 되면서코인 시장에서의 오르내림도 조금은 다르게 느..

2021년 9월, 새벽 공기는 이상하게 무거웠다.쿠팡 물류센터로 향하는 도로는 늘 그랬듯이 어두웠고,차 안엔 커피 대신 엔진 소리만 가득했다.라디오에선 경제 뉴스가 흘러나왔는데,“비트코인 급락… 알트코인 시장 혼조세”그 한 문장이 유난히 크게 들렸다. 그때는 이미 비트코인에 대해 꽤 공부를 한 상태였다.블록체인의 원리, 채굴 구조, 탈중앙화의 철학…책으로도 보고, 영상도 보면서‘이게 단순한 투기판은 아니구나’ 하고 느낀 때였다.하지만 현실의 나는, 여전히 새벽 1시에 출근해무거운 박스를 옮기고, 허리를 굽히며 하루를 버텼다.비트코인을 공부하면서 ‘미래의 화폐’라는 말을 믿고 싶었지만,내 하루는 여전히 과거형이었다.시간당 1만 원 남짓의 시급,쉬는 시간 10분, 식사 20분.출근길엔 졸음, 퇴근길엔 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