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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실을 인정하고 나서 한동안은 코인 시장을 멀리했다.
어떤 날은 차트를 켜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두근거렸다.
그래서 일부러 다른 일에 집중하려 애썼다.
새벽 1시에 쿠팡 물류센터로 출근하고,
아침 8시 반에 퇴근해 커피 한 잔을 내려 마시며
그날의 기록을 쓰는 게 일상이 되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다시 코인 차트가 궁금해졌다.
그건 단순히 “수익을 내고 싶다”는 마음이 아니라,
‘이제는 이전과 다르게 시장을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 때문이었다.
두려움보다 호기심이 앞서는 순간, 나는 이미 회복의 길 위에 있었다.
🌅 다시 들어가기 전, 나만의 원칙을 세웠다
이번엔 무작정 뛰어들지 않았다.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내가 지켜야 할 규칙들을 꼼꼼히 적었다.
1️⃣ 하루에 한 번 이상 차트를 보지 않는다.
2️⃣ 이유 없는 매수는 절대 금지.
3️⃣ ‘다른 사람이 산다’는 말보다 ‘내가 왜 사는가’를 기준으로 삼는다.
4️⃣ 5% 이상 수익이 나면 욕심을 내지 않는다.
5️⃣ 매매 후에는 반드시 기록을 남긴다.
이 다섯 가지 원칙을 지키는 게 처음엔 어렵지 않았다.
왜냐면 이번에는 ‘돈을 벌겠다’보다
‘다시 내 자신을 시험해보겠다’는 마음이 더 컸기 때문이다.
💡 시장을 대하는 시선이 달라졌다
예전엔 가격이 오르면 들떴고, 내리면 좌절했다.
하지만 지금은 단순한 숫자 이상으로 시장을 바라본다.
뉴스가 어떻게 심리를 흔드는지,
비트코인 도미넌스가 왜 중요하고,
거래량이 왜 ‘진짜 신호’가 되는지 이해하기 시작했다.
공부를 하면 시장이 다르게 보인다.
차트는 여전히 오르내리지만,
그 안에서 사람들의 감정이 움직이는 흐름이 보였다.
그걸 읽기 시작하자, 예전처럼 조급하지 않았다.
“오늘은 매수 신호가 왔다고 해서 꼭 사야 하는 건 아니다.”
그 생각 하나만으로도 내 손가락이 한결 차분해졌다.
📈 작은 수익, 그러나 큰 의미
한 달쯤 지나서, 나는 조심스럽게 비트코인을 소량 매수했다.
예전처럼 ‘이번엔 대박 나야지’ 같은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저 내가 공부한 대로 움직여보는 실험이었다.
그리고 며칠 뒤, 4%의 수익이 났다.
4%는 아주 작은 숫자였지만,
그때의 기분은 그 어떤 수익보다 값졌다.
왜냐면 이번엔 운이 아니라 원칙으로 번 돈이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수익보다 중요한 건,
이익이 났을 때도 감정이 흔들리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그날 일기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오늘은 수익이 났지만, 기분이 지나치게 좋지는 않았다.
이제야 시장을 조금은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것 같다.”
그 문장을 쓰는 순간, 나 자신이 조금 달라졌다는 걸 느꼈다.
🪞 투자는 결국 마음의 훈련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비트코인 공부보다 더 어려운 건
‘나 자신을 이해하는 일’이었다.
공포와 욕심, 기대와 후회의 감정 속에서
매번 흔들리던 마음을 붙잡는 게 진짜 투자였다.
하락장에서 무너졌던 멘탈이
이제는 작은 원칙 위에서 천천히 회복되고 있다.
그리고 그 과정이 단순히 돈을 버는 일보다 훨씬 값지다는 걸 안다.
요즘은 퇴근 후 차트보다 노트를 먼저 연다.
오늘의 판단이 왜 옳았는지,
무엇을 놓쳤는지 적어보는 시간이 나를 성장시킨다.
그게 내 투자 수업의 진짜 교재다.
🌙 오늘의 느낀 점
작은 수익에도 감사할 줄 아는 마음,
그게 내가 하락장을 지나 배우게 된 가장 큰 교훈이다.
이제는 코인 그래프가 아니라,
내 감정 그래프를 먼저 살핀다.
비트코인은 여전히 오르고 내리지만
나는 더 이상 그 흐름에 휩쓸리지 않는다.
불안보다는 신뢰, 조급함보다는 기다림.
그게 내가 다시 시장에 돌아온 이유다.
오늘도 새벽 공기를 가르며 퇴근하는 길,
차 안 라디오에서 들리는 노래가 이상하게 편안하게 들렸다.
‘이제는 괜찮다.’
그 한마디가 마음속에서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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