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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1시, 출근길 도로 위에 안개가 깔려 있었다.
라디오에서는 경제 뉴스가 흘러나왔다.
“비트코인, 미국 규제 가능성으로 급락.”
그 문장을 듣자마자 나도 모르게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비트코인 일기 #27] 나는 뉴스 대신 차트를 보기로 했다

 

하지만 이젠 안다.
뉴스 한 줄에 흔들리는 게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그래서 그날 이후, 나는 뉴스 대신 차트를 보기로 했다.


🗞️ 뉴스는 늘 늦게 온다

처음 비트코인을 시작했을 땐,
나는 뉴스가 ‘정답’이라고 믿었다.


“전문가가 말하니까 맞겠지.”
“기자가 이렇게 쓰면 사실이겠지.”

하지만 몇 번의 하락장을 겪으며
그 믿음이 얼마나 허약한지 깨달았다.

 

뉴스는 늘 결과를 말한다.
“폭락했다.”
“급등했다.”
하지만 그 뉴스가 나오기 전,
차트는 이미 움직이고 있었다.

 

뉴스를 보고 대응하면 늦는다.
결국 시장은 이미 반응한 뒤다.

그걸 깨닫고 나서부터,
나는 ‘뉴스를 읽기 전에 시장을 먼저 읽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 정보는 나를 지켜주지 않는다

어느 날, 쿠팡 쉬는 시간에 휴대폰을 켰다.
트위터에선 “비트코인 10만 달러 간다”는 글이 넘쳐났고,
유튜브에선 “지금 안 사면 늦는다”는 thumbnail이 줄줄이 올라왔다.

 

그날 퇴근길, 나도 그 분위기에 휩쓸려 매수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며칠 뒤, 급락.
화면 속 잔고는 반토막이 났다.

 

그때 깨달았다.
정보는 나를 지켜주지 않는다.
오히려 그 홍수 속에서 나는 판단력을 잃고 있었다.

 

그 이후로 나는 SNS와 뉴스 소비량을 절반으로 줄였다.
처음엔 불안했다.
“혹시 중요한 걸 놓치면 어떡하지?”
“남들은 다 알고 있는데 나만 모르면 어떡하지?”

하지만 놀랍게도, 오히려 마음이 훨씬 편해졌다.


정보를 덜 접하니
시장에 휘둘리지 않고 ‘나의 시선’을 유지할 수 있었다.


📊 차트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비트코인의 움직임은 뉴스보다 먼저 말한다.
그건 단순한 기술적 분석이 아니다.
‘사람들의 심리’가 그대로 드러나는 집단의 흔적이다.

 

거래량이 갑자기 늘면 누군가 움직이고 있는 것이고,
캔들이 특정 구간에서 멈추면 누군가 방어하고 있는 것이다.

뉴스가 말하기 전에,
이미 시장은 행동으로 말하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매일 퇴근 후
커피를 마시며 차트를 30분씩 본다.
아무 말도, 아무 음악도 없이
그저 조용히 선들의 움직임을 관찰한다.

 

그 시간이 내겐 묘하게 명상 같다.
시장과 내 마음이 동시에 정리되는 느낌.


📱 ‘정보 다이어트’는 내 투자 습관을 바꿨다

예전엔 하루에 유튜브 투자 영상 10개씩 보던 내가
이젠 단 하나도 안 본다.


트위터 대신 내 일기장을 열고,
뉴스 대신 과거의 나의 판단 기록을 본다.

처음엔 공백 같던 그 시간이
지금은 내 사고력을 키워주는 시간으로 바뀌었다.

 

정보를 덜 접하니
판단이 더 ‘단단해졌다’.
남이 뭐라 하든,
내 논리와 기록에 근거한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됐다.

 

이건 단순히 뉴스를 끊은 게 아니라,
남의 목소리 대신 내 내면의 목소리를 듣기 시작한 것이었다.


🌙 쿠팡의 긴 밤 속에서 배우는 침묵의 힘

야간 근무 중에는 라디오나 음악을 잘 틀지 않는다.
조용한 공기 속에서 들리는 건
컨베이어 벨트의 일정한 소리뿐이다.

 

그 단조로운 리듬 속에서
나는 종종 차트가 머릿속에 떠오른다.
“지금쯤 사람들은 어떤 심리일까?”
“어제의 급락이 오늘엔 어떤 파장을 낳을까?”

그런 생각을 하다 보면,
이상하게도 불안이 줄어든다.


시장도 인생도, 결국은 리듬이 있다는 걸 알게 되니까.
급등과 급락, 희망과 공포 —
그 모든 건 흐름의 일부였다.

그 흐름을 ‘조용히 지켜보는 법’을 배운 게
올해 내 가장 큰 수확이었다.


📖 기록과 침묵이 내 무기가 되었다

지금의 나는
뉴스보다 기록을,
정보보다 침묵을 믿는다.

 

뉴스는 시끄럽지만,
기록은 조용하다.
그 조용함 속에서 나는
스스로의 판단 근육을 키운다.

 

이젠 누가 “비트코인 끝났다.”고 말해도
예전처럼 흔들리지 않는다.
그들이 하는 말보다,
내가 쌓아온 데이터와 일기의 무게가 훨씬 크기 때문이다.

 

시장엔 수많은 목소리가 떠돈다.
하지만 결국 중요한 건
내가 어떤 기준으로 움직이는가다.


🌅 오늘의 느낀 점

뉴스를 끊고 나서
비트코인보다 더 소중한 걸 얻었다.


‘나 자신을 믿는 힘.’

예전엔 남이 말하는 미래를 좇았지만,
지금은 내 판단으로 오늘을 살고 있다.

 

이건 단순한 투자 변화가 아니라,
삶의 태도 그 자체였다.

세상은 시끄럽지만,
나는 오늘도 조용히 차트를 본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한다.

“뉴스는 변하지만, 차트는 진실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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