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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8시 30분, 퇴근길.
쿠팡 물류센터의 회색빛 벽이 점점 뒤로 멀어진다.
밤새 몸은 지쳐 있었지만,
차 안에 앉아 휴대폰으로 비트코인 차트를 켜는 건
이젠 일상의 한 부분이 되어버렸다.
오늘도 시세는 출렁이고 있었다.
하지만 예전처럼 놀라거나, 허둥대지 않았다.
나는 이제 조금은 안다.
이 움직임의 이면엔 사람들의 감정이 있다는 걸.
📉 숫자는 감정을 숨기지 않는다
처음엔 숫자만 봤다.
캔들이 오르면 기뻤고, 떨어지면 불안했다.
하지만 어느 날 문득 깨달았다.
이 모든 그래프는 결국 ‘사람의 마음’이 반영된 결과라는 걸.
누군가는 공포에 팔고,
누군가는 탐욕에 사고,
그 모든 움직임이 모여 이 선을 만든다.
그걸 인식하고 나서부터
나는 차트를 보는 눈이 완전히 달라졌다.
예전엔 단순히 ‘올랐다, 내렸다’였지만,
이제는 ‘사람들이 지금 어떤 심리 상태일까’를 먼저 생각한다.
예를 들어 거래량이 급증한 날,
그건 단순히 숫자의 변화가 아니라
“사람들이 한쪽으로 몰리고 있다”는 신호였다.
그걸 읽을 줄 아는 순간부터,
차트는 하나의 언어처럼 느껴졌다.
🧠 시장 심리를 이해한다는 건, 결국 자신을 이해하는 일
나는 매번 내 감정을 차트 위에 투영했다.
공포에 팔고, 욕심에 샀다.
그런 날들이 반복되면서 깨달았다.
결국 시장을 이기는 게 아니라,
내 감정을 다스리는 게 진짜 싸움이라는 걸.
그래서 요즘은 매매 일기를 쓴다.
‘왜 이 시점에서 샀는가’,
‘그때 내 기분은 어땠는가’,
‘만약 다시 돌아간다면 똑같이 했을까?’
그 질문들을 적어두면
하루하루 내 판단의 근거가 보인다.
그리고 놀랍게도,
내 실수의 대부분은 ‘심리의 함정’에서 비롯되었다.
가격이 떨어질까 봐 조급해서 손절하고,
다시 오르면 뒤늦게 따라붙는 그 심리.
그건 나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모든 투자자들이 겪는 공통된 패턴이었다.
결국 시장은 숫자로 움직이지만,
그 안을 지배하는 건 사람의 심리였다.
💬 공포와 탐욕의 파도 위에서
비트코인 커뮤니티를 보면 늘 극단이 존재한다.
“이제 끝났다.”
“곧 1억 간다.”
이 두 문장이 하루 차이로 등장한다.
그걸 볼 때마다 웃음이 났다.
왜냐면 나도 그랬으니까.
가격이 떨어지면 불안해서 손이 덜덜 떨리고,
올라가면 나만 뒤처질까봐 초조했다.
하지만 이젠 조금은 거리를 둘 줄 안다.
공포가 극에 달할 때,
나는 매수 시점을 찾는다.
탐욕이 극에 달할 때,
나는 차분히 손을 뗀다.
물론 여전히 완벽하진 않다.
하지만 예전처럼 감정이 내 투자를 흔들진 않는다.
이제는 내가 감정을 ‘지켜보는 사람’이 되었다.
📚 심리를 읽는 연습은 ‘사람’을 보는 연습이었다
비트코인 시장을 보면,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한탕을 노리는 사람, 꾸준히 공부하는 사람,
그리고 아무것도 모른 채 휩쓸리는 사람들.
나는 이제 그 안에서 사람들의 움직임을 읽으려 한다.
“왜 지금 이 뉴스에 이렇게 반응할까?”
“왜 이런 구간에서 거래량이 폭발할까?”
이건 단순한 데이터 분석이 아니라,
‘사람의 본성’을 이해하는 일이었다.
공포에 약하고,
확신에 취하며,
집단의 움직임에 따라가려는 본능.
결국 시장은 인간의 거대한 심리 실험장이었다.
그걸 조금씩 깨닫고 나서야,
나는 진짜 ‘투자자’가 되어가고 있었다.
🌙 오늘의 느낀 점
퇴근길 창문 너머로 아침 햇살이 번진다.
이제 나는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투자하지 않는다.
이 시장을 통해 사람을 배우고,
나 자신을 배운다.
비트코인은 여전히 예측할 수 없는 존재지만,
그 안에서 나는 ‘나’를 통제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
공포가 찾아와도,
이젠 그걸 ‘기회’로 볼 줄 알고,
탐욕이 몰려와도,
그 안의 위험을 감지할 줄 안다.
이건 단순한 투자 기술이 아니라,
삶의 태도였다.
시장은 늘 변하지만,
내가 배운 이 한 가지 진리는 변하지 않는다.
“결국 투자는 사람의 이야기다.”
오늘도 차트를 보며 스스로에게 되뇐다.
내가 보는 건 숫자가 아니라,
그 숫자 안에 숨은 사람들의 마음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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