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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1시, 출근길 도로에 바람이 세게 불었다.
차 안 히터를 켜도 손끝이 시렸다.
라디오를 끄고, 조용히 비트코인 가격을 확인했다.
-12%.
익숙한 붉은 숫자가 화면에 깜빡였다.
예전 같았으면 숨이 막혔을 거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심장은 여전히 뛰었지만,
마음 한구석에 묘한 차분함이 있었다.
📉 하락장은 언제나 갑작스럽게 온다
비트코인을 시작한 지 꽤 시간이 흘렀다.
이젠 가격이 오르거나 내리는 게 전처럼 충격적이진 않다.
하지만 이번 하락은 좀 달랐다.
특정 국가의 규제 이슈, 거래소 보안 사고,
그리고 투자자들의 집단 불안이 겹쳐
시장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트위터에서는 “끝났다”는 말이 떠돌고,
유튜브에서는 “이번엔 진짜 바닥이 아니다”는 영상이 쏟아졌다.
새벽 배송 라인을 돌며 무거운 박스를 들던 중에도
그 말들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그때 문득, 예전 내 모습이 떠올랐다.
하락이 올 때마다 공포에 팔고,
상승장에서 뒤늦게 따라붙던 나.
그 패턴을 반복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다르다.
공포의 정체를 알고 있다.
🧠 공포는 ‘정보의 부재’에서 온다
사람은 모를 때 두렵다.
차트가 왜 떨어지는지,
어디까지 떨어질지 모르면 공포가 커진다.
하지만 나는 이제, 하락장을 다른 눈으로 본다.
‘이건 사람들의 심리가 흔들리는 시기구나.’
‘지금은 공포가 지배하고 있구나.’
그걸 인식하는 순간,
이 붉은 차트는 단순한 재앙이 아니라
‘배움의 기회’로 변한다.
나는 하락장의 이유를 하나씩 기록했다.
어떤 뉴스가 있었는지,
사람들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그리고 내 감정은 어땠는지를 세세히 적었다.
그 기록이 쌓이자,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하락장이 더 이상 낯설지 않았다.
매번 비슷한 패턴이 반복되고 있었다.
결국 공포도, 시장도 ‘패턴’이었다.
💬 공포 속에서도 배울 수 있는 용기
하락장은 나에게 ‘침착함의 연습장’이었다.
가격이 떨어질 때,
나는 일단 거래를 멈추고
조용히 내 감정을 관찰한다.
“지금 나는 왜 불안하지?”
“이 감정은 어디서 온 걸까?”
그 질문을 던지면
놀랍게도 대부분의 공포는
‘돈을 잃을까 봐’가 아니라
‘내가 틀릴까 봐’에서 비롯됐다.
즉, 자존심의 문제였다.
그걸 깨닫고 나니
공포는 훨씬 작아졌다.
이제는 시장이 아니라
내 마음을 먼저 본다.
하락장은 내 약점을 드러내지만,
그 약점을 직면할 수 있는 용기를 주기도 한다.
🧩 하락장은 지우개가 아니라 교과서다
많은 사람들이 하락장을 ‘리셋’이라 부른다.
하지만 나는 다르게 생각한다.
하락장은 시장과 자신을 이해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교재다.
가격이 급락할 때,
누가 공포에 팔고, 누가 침착히 사는지를 관찰하면
시장 전체의 체력이 보인다.
그래서 요즘 나는
하락장을 공부의 기회로 삼는다.
매일 아침 퇴근하자마자
차트를 캡처하고,
하락 전후의 뉴스와 커뮤니티 반응을 비교한다.
그 데이터를 보면,
언제나 비슷한 흐름이 보인다.
사람들은 두려움에 팔고,
시간이 지나면 그때의 저점을 후회한다.
결국 하락장은 ‘정보를 가진 자’가
‘감정에 휘둘리는 자’의 자산을 가져가는 구간이었다.
💎 공포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기 위한 나만의 원칙
나는 나름의 원칙을 세웠다.
- 하락장에선 거래보다 기록.
시장보다 내 마음을 먼저 본다.
감정이 진정될 때까지 매매는 금지. - 내가 이해하지 못한 이유로는 절대 매수하지 않는다.
단순히 ‘싸 보이기 때문’에 사지 않는다.
명확한 이유와 시나리오가 있어야 한다. - 공포의 극단에선 남들과 반대로 움직인다.
모두가 “끝났다”고 말할 때,
나는 조용히 시장을 분석한다.
이 세 가지 원칙은 단순하지만,
하락장에서 내 멘탈을 지켜주는 방패였다.
🌙 쿠팡 야간의 리듬, 그리고 내 투자 리듬
쿠팡에서의 일은 변함없다.
컨베이어 벨트는 묵묵히 돌아가고,
박스들은 쉼 없이 흘러간다.
그 속에서 나는 문득 깨닫는다.
하락장도, 인생도 결국 흐름이라는 걸.
계속 움직이고,
버티면 언젠가 방향이 바뀐다.
아침 8시 30분 퇴근길,
창밖의 붉은 여명이 눈부시다.
비트코인 가격은 여전히 하락 중이지만,
내 마음은 이상하리만치 평온하다.
오늘도 일기장에 이렇게 썼다.
“공포는 피할 게 아니라, 이해해야 할 대상이다.”
그 한 줄이 내 하루의 버팀목이 된다.
🌅 오늘의 느낀 점
하락장은 늘 두렵다.
하지만 두려움 속에 멈춰 있으면,
그건 단순한 손실로 끝난다.
반대로 그 속에서 배우면,
그건 경험이 된다.
나는 이제 하락장이 올 때마다
스스로에게 이렇게 묻는다.
“지금 나는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이 질문이 내 멘탈을 단단하게 만들었다.
비트코인은 여전히 출렁이지만,
내 안의 중심은 흔들리지 않는다.
결국 하락장은 나를 무너뜨린 게 아니라,
나를 단단하게 만든 선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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