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비트코인이 내게 가르쳐준 것들 #12] 비트코인만 있는 줄 알았다 — 다른 코인들을 공부한 밤
holngs2025 2025. 10. 10. 05:16비트코인만 알던 시절엔 그게 암호화폐의 전부인 줄 알았다.
하지만 NFT를 만들면서 이더리움 지갑을 쓰게 되고,
수수료를 계산하면서 자연스럽게 다른 이름들을 접했다.
리플, 솔라나, 에이다, 폴카닷, 바이낸스코인…
그때부터 내 관심은 ‘코인’이 아니라 **‘블록체인 생태계 전체’**로 넓어졌다.
어느 날 퇴근 후, 씻지도 않은 채 책상 앞에 앉아
유튜브에 ‘이더리움이란’이라고 검색했다.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이라면,
이더리움은 디지털 세상의 기초 플랫폼이다.”
한 유튜버가 그렇게 말하더라.
그 말이 이상하게 마음에 남았다.
이더리움은 단순한 코인이 아니라
‘스마트 계약’이라는 개념을 가능하게 만든 기술의 시작점이었다.
🔹 이더리움 — 단순한 돈이 아닌 ‘프로그램’의 세계
처음엔 이게 뭔 말인지 몰랐다.
돈은 그냥 거래 수단이지, 어떻게 프로그램이 된다는 걸까.
하지만 메타마스크 지갑을 직접 써보고,
NFT를 발행하며 수수료를 지불하면서 깨달았다.
이더리움은 단순한 화폐가 아니라 하나의 운영체제 같은 존재였다.
그 위에서 디앱(DApp,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이 돌아가고,
수많은 프로젝트가 생겨났다.
비트코인이 ‘하나의 기능만 가진 완성된 형태’라면,
이더리움은 ‘누구나 그 위에 새로운 기능을 올릴 수 있는 미완의 구조’였다.
그걸 이해하니 비트코인보다 훨씬 ‘살아있는 기술’처럼 느껴졌다.
그래서인지, 가격 그래프를 볼 때도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하나의 생태계가 성장하고 있는 곡선’처럼 보였다.
🔹 리플 — 빠르지만 논란이 많은 코인
리플은 그때까지만 해도 한국에서도 꽤 인기였다.
특히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리플이 송금의 미래다”라는 글이 넘쳐났다.
처음엔 나도 그 말이 솔깃했다.
은행보다 송금이 빠르고, 수수료가 거의 없다는 건 분명 혁신이니까.
하지만 조금 더 찾아보니, 리플은 다른 코인들과 달랐다.
‘탈중앙화’ 대신 기업 중심의 운영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리플랩스라는 회사가 대부분의 코인을 보유하고 있었고,
그로 인해 ‘이게 진짜 블록체인 맞나?’ 하는 논란이 있었다.
그걸 보고 느꼈다.
“기술이 아무리 좋아도, 결국 누가 그 기술을 운영하느냐가 중요하구나.”
그건 마치 회사에서 상사가 전권을 쥐고 있는 구조와 비슷했다.
탈중앙화를 지향하지만,
현실은 여전히 ‘중앙’이라는 개념을 완전히 지우기 어렵다는 걸 리플이 보여줬다.
🔹 솔라나 — 빠르지만 아직은 불안한 실험
그 다음 관심이 간 건 솔라나였다.
‘이더리움보다 훨씬 빠르고 수수료가 저렴하다’는 문구에 이끌려
솔라나 기반 NFT 마켓플레이스인 매직에덴을 구경했다.
실제로 체감 속도는 정말 빨랐다.
거래가 즉시 이뤄졌고, 가스비는 거의 없었다.
‘이게 진짜 미래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며칠 후,
뉴스를 보니 솔라나 네트워크가 일시 중단됐다는 소식이 나왔다.
한순간 서버처럼 멈춰버린 블록체인이라니,
그건 아이러니였다.
‘완벽한 탈중앙화’라면 멈출 이유가 없었을 텐데.
그때 느꼈다.
새로운 기술일수록 불안정하고,
그 불안정함 속에 성장의 가능성이 숨어 있다는 걸.
🔹 에이다 — 조용하지만 철학이 있는 코인
솔라나가 빠르고 화려한 기술이라면,
에이다(Cardano)는 철학적인 코인에 가까웠다.
창립자 찰스 호스킨슨은 “모든 코드는 검증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말이 유난히 진지하게 들렸다.
그동안 코인 시장은 ‘속도’와 ‘수익’으로만 이야기됐는데,
에이다는 ‘안정성과 신뢰’라는 단어를 꺼냈다.
나는 그 점이 좋았다.
마치 급한 세상 속에서 묵묵히 자기 길을 가는 사람 같았다.
에이다의 가격은 요동치지 않았고,
그래서인지 투기적인 분위기도 덜했다.
이더리움처럼 화려하진 않았지만,
‘기술은 결국 믿음 위에 세워진다’는 걸 보여주는 프로젝트였다.
💡 코인을 통해 배운 건, 결국 ‘사람의 욕망’이었다
그날 새벽, 여러 코인의 백서를 번역기 돌려가며 읽다가 문득 깨달았다.
코인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사람의 욕망이 만든 거대한 실험장이었다.
누군가는 돈을 벌기 위해 만들고,
누군가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 만들었다.
하지만 결국 그 둘은 서로 엮여 있었다.
비트코인으로 시작된 ‘탈중앙화의 꿈’은
각자의 방식으로 해석되고, 변형되고, 왜곡되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사람들은 자신이 믿는 가치를 쫓았다.
누군가는 기술의 완벽함을,
누군가는 속도와 편의성을,
또 다른 누군가는 철학과 이상을 선택했다.
결국, 코인 시장을 이해한다는 건
‘돈의 흐름’을 보는 게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읽는 일이었다.
🌙 오늘의 생각
비트코인으로 시작된 여정이지만,
다른 코인들을 공부하면서 더 넓은 시야를 갖게 됐다.
세상은 생각보다 복잡했고,
그 복잡함 안에 수많은 철학과 욕망이 공존하고 있었다.
코인 하나를 알면 기술을 배우지만,
여러 코인을 공부하면 ‘세상’을 배우게 된다.
요즘은 그래프를 볼 때 단순히 오르내림만 보는 게 아니라,
그 뒤에 있는 사람들의 믿음, 두려움, 욕심을 함께 본다.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진짜 ‘투자 공부’일지도 모르겠다.
'비트코인 공부 일기 > 비트코인 성장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트코인이 내게 가르쳐준 것들 #16] 배달을 하며 깨달은 시장의 원리, 그리고 나의 인생 그래프 (0) | 2025.10.10 |
---|---|
[비트코인이 내게 가르쳐준 것들 #15] 쿠팡을 그만두고 자유를 꿈꿨지만,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0) | 2025.10.10 |
[비트코인이 내게 가르쳐준 것들 #14] 게임으로 돈을 번다는 말, 믿기 힘들었지만 — P2E 코인으로 처음 수익을 낸 날 (0) | 2025.10.10 |
[비트코인이 내게 가르쳐준 것들 #13] 처음 알트코인에 투자한 날 — 변화에 대한 갈증이 시작되던 시절 (0) | 2025.10.10 |
[비트코인이 내게 가르쳐준 것들 #11] NFT 시장의 현실을 마주한 날 — 이상과 현실의 간극 (0) | 2025.10.10 |
[비트코인이 내게 가르쳐준 것들 #10] 내가 처음 NFT를 이해한 날 — ‘디지털이 진짜 내 것이 될 수 있다고?’ (0) | 2025.10.10 |
[비트코인이 내게 가르쳐준 것들 #9] 내가 노드를 이해한 날 — 세상을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손들 (0) | 2025.10.10 |
[비트코인이 내게 가르쳐준 것들 #8] 내가 처음 블록체인을 이해한 날 — ‘신뢰’를 기술로 본 순간 (0) | 2025.10.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