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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는 하루 대부분을 오토바이 위에서 보낸다.
비가 오나, 바람이 불거나, 앱에서 주문이 뜨면 바로 시동을 건다.
사람들은 배달이 단순히 음식을 옮기는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해보면 인내와 집중이 필요한 일이다.

[비트코인이 내게 가르쳐준 것들 #16] 배달을 하며 깨달은 시장의 원리, 그리고 나의 인생 그래프


그리고 이상하게도, 나는 이 배달 일 속에서
비트코인 시장과 닮은 점을 자주 느끼게 된다.

예를 들어, 어떤 날은 이상하리만큼 주문이 잘 터진다.


점심시간도 아닌데 갑자기 콜이 연달아 들어오고,
잠깐 정신을 차리면 이미 몇 만 원이 쌓여 있다.
그럴 땐 ‘오늘은 운이 좋다’며 기분이 좋아진다.


하지만 다음 날엔 정반대다.
날씨도 좋고 시간도 비슷한데 콜이 안 잡힌다.
도로 위를 한참 달려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이상하게도 그런 날엔 괜히 불안해진다.

그게 꼭 코인 시장 같았다.
갑자기 가격이 오를 땐 누구나 행복하고,
하락하면 이유를 찾기 시작한다.


‘뉴스 때문인가? 고래가 던졌나?’
하지만 사실, 그 모든 건 예측할 수 없는 흐름일 뿐이다.
배달과 코인은 모두 결국 “확률의 게임”이라는 걸 깨달았다.


다만, 꾸준히 하는 사람이 결국 평균을 이긴다는 것도.

배달을 하면서 나는 나만의 ‘시장 감각’을 키워갔다.
예전엔 코인 차트를 보면서 하루에도 수십 번 마음이 출렁였는데,
이젠 웬만한 하락에도 크게 동요하지 않는다.


‘지금은 비수기일 뿐, 다시 성수기가 오겠지.’
이건 단순히 코인 이야기가 아니라, 삶에 대한 태도이기도 했다.

요즘 나는 아침 7시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업비트를 켜서 시장을 본다.


그리고 잠깐 차트를 훑은 뒤 오토바이에 시동을 건다.
도로 위를 달리며, 신호 대기 중일 때
가끔 블록체인 관련 뉴스 알림이 뜨면 읽는다.
그 안에서 느끼는 건 단 하나다.


“이 시장은 결국 사람의 심리로 움직인다.”

예를 들어, 배달을 하다 보면
비 오는 날엔 주문이 폭주한다.
사람들이 움직이기 귀찮으니까.


그런데 너무 비가 많이 오면 오히려 주문이 줄기도 한다.
이건 인간의 심리적 한계 때문이다.
코인 시장도 마찬가지다.


너무 과열되면 무서워서 빠지고, 너무 침체되면 기회가 온다.
결국 모든 건 ‘사람의 반응’으로 만들어진다는 걸 배달하면서 느꼈다.

배달을 하며 얻은 또 다른 깨달음은 “리스크 관리”다.


코인 투자에서 손절이 중요하듯,
배달에서도 무리한 콜은 결국 손해가 된다.
예를 들어, 거리가 너무 멀거나 교통이 복잡한 지역은
시간 대비 효율이 낮다.


처음엔 욕심 때문에 다 받아봤지만,
결국 체력만 낭비하고 손에 남는 건 거의 없었다.
그때 느꼈다.


‘이건 투자와 똑같다. 수익보다 손실을 최소화하는 게 먼저다.’

또 한 가지.
배달을 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변수가 정말 많다.


주문이 취소되거나, 고객이 연락이 안 되거나,
길을 잘못 들어가 시간을 낭비하는 일도 생긴다.
그럴 땐 짜증이 올라오지만,
이젠 그런 상황에서도 마음을 다스릴 줄 알게 됐다.


“시장은 내가 통제할 수 없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건 나뿐이다.”
비트코인을 통해 배운 그 문장이
이제는 내 삶의 진짜 원칙이 되어 있었다.

 

나는 요즘 배달 일을 단순한 생계가 아니라
하나의 ‘시뮬레이션’처럼 생각한다.
도로는 시장이고, 주문은 기회다.


그리고 내 판단과 행동이 결과를 바꾼다.
어쩌면 이게 진짜 ‘현실 경제의 블록체인’일지도 모르겠다.
노동의 시간들이 내 인생의 블록으로 차곡차곡 쌓이고,
그 위에 내 경험이 체인처럼 연결된다.

 

퇴근 후, 밤에 헬멧을 벗을 때면 늘 같은 생각이 든다.
“오늘도 몇 개의 블록을 쌓았구나.”
비트코인이 거래를 검증하며 블록을 만드는 것처럼,
나 역시 하루를 검증하며 살아가고 있는 셈이다.
이게 바로 내가 요즘 이해하게 된 ‘진짜 블록체인 철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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