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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하루가 빠르게 흘러간다.
아침에 눈을 뜨면 업비트 시세를 확인하고,
점심쯤엔 오토바이 시동을 걸며 오늘의 루트를 계산한다.
몸은 배달을 하지만, 머릿속엔 여전히 코인 시장이 떠다닌다.
비트코인을 공부하며 ‘원리’를 조금씩 알게 된 지금,
나는 다시 한 번 도전을 해볼 시기라고 느꼈다.
배달일을 시작한 지 세 달쯤 됐을 무렵,
통장에 모인 금액이 조금씩 늘기 시작했다.
하루하루 달라붙은 땀방울이 돈으로 쌓이니 묘한 뿌듯함이 있었다.
그 돈을 그냥 저축하기엔 아쉬웠다.
비트코인 덕분에 세상을 다르게 보게 된 이상,
이제는 단순한 노동 이상의 걸 하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배달 중에도 종종 알트코인(Altcoin) 관련 영상을 봤다.
‘비트코인 이후 세상을 바꿀 프로젝트들’,
‘리플의 송금 혁신’,
‘도지코인의 커뮤니티 파워’,
‘네오의 중국판 이더리움 가능성’ 같은 제목들이
자꾸 내 손가락을 멈추게 했다.
하루에 수십 번 보던 콜 화면 대신,
요즘은 코인 차트가 더 익숙했다.
처음 관심을 가진 건 **리플(XRP)**이었다.
은행 간 송금을 빠르고 싸게 만든다는 그 아이디어가 마음에 들었다.
나는 예전 쿠팡에서 일할 때
해외에서 온 물건이 시스템 때문에 며칠씩 늦게 오는 걸 자주 봤다.
그때마다 ‘이게 디지털 시대 맞나?’ 싶었는데,
리플의 목표를 보고 나니 그 답답함이 풀리는 느낌이었다.
“그래, 세상은 이런 걸 바꾸려고 움직이는 거구나.”
리플에 조금 투자하고 나니,
‘다른 코인들은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있을까’ 하는 호기심이 생겼다.
그 다음으로 눈에 들어온 건 **네오(NEO)**였다.
중국의 블록체인이라는 점도 흥미로웠지만,
‘스마트 이코노미’라는 단어가 인상 깊었다.
물건, 계약, 자산이 모두 블록체인 위에서 움직이는 사회라니.
그게 실현된다면 진짜로 세상이 바뀔지도 모른다고 느꼈다.
나는 그렇게 조금씩 다양한 코인들을 알아갔다.
그리고 결국 **도지코인(Dogecoin)**에도 손을 댔다.
처음엔 단순히 밈(meme)처럼 보였지만,
이상하게도 도지에는 ‘사람 냄새’가 났다.
엘론 머스크가 트윗 하나로 가격을 흔들 때마다
사람들은 웃으면서도 몰려들었다.
나는 그걸 보면서 깨달았다.
“이 시장은 기술만으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
사람의 감정으로도 움직이는구나.”
내가 투자한 금액은 크지 않았다.
하루 배달 수입에서 몇 만 원씩 떼서
리플, 네오, 도지코인을 조금씩 사 모았다.
그걸 내 나름의 ‘학습비’라고 생각했다.
이 돈으로 큰 수익을 기대하기보다,
시장과 함께 배우는 과정이라 여겼다.
하지만 막상 가격이 오르면 기분이 들뜨고,
떨어지면 여전히 마음이 철렁했다.
그게 인간이라는 걸 다시 느꼈다.
어느 날은 배달 중 신호 대기할 때
리플 시세가 급등하는 걸 보고
헬멧 안에서 혼자 웃은 적도 있다.
“그래, 내가 믿은 게 틀리진 않았구나.”
하지만 며칠 뒤 다시 급락했다.
그때는 헬멧 속에서 조용히 한숨을 쉬었다.
이제는 예전처럼 공포에 휘둘리지 않았지만,
그래도 마음이 완전히 평온하진 않았다.
그렇게 며칠을 반복하다가 문득 깨달았다.
‘결국 코인은 시장과의 대화구나.’
배달에서 주문이 끊기면 내가 잠시 쉬듯,
시장에서 가격이 흔들릴 때도 그냥 기다리면 된다.
중요한 건 내가 방향을 잃지 않는 것이었다.
요즘은 투자일지도 따로 적는다.
어떤 코인을 왜 샀는지,
어떤 뉴스를 보고 어떤 판단을 내렸는지.
그 기록이 쌓이면서, 나는 조금씩 성장하고 있었다.
손익보다 중요한 건 ‘이해의 깊이’라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리플은 실용적인 송금 혁신을 상징했고,
네오는 국가 단위의 디지털 시스템을 보여줬으며,
도지는 인간적인 에너지의 가능성을 상징했다.
각자의 방향은 달랐지만, 결국 세상은 모두 연결되어 있었다.
가끔은 이런 생각도 든다.
“비트코인은 철학이고, 알트코인은 실험이다.”
비트코인이 자유를 외쳤다면,
알트코인들은 그 자유를 구체화하려는 시도다.
그리고 나는 그 실험의 아주 작은 일부를,
배달 수입으로 체험하고 있는 셈이다.
요즘도 새벽에 도로를 달리며 문득 든다.
내가 번 돈이 단순한 노동의 대가가 아니라,
세상을 바꾸는 기술에 흘러 들어간다는 게
왠지 모르게 뿌듯하다.
누군가는 내가 단순히 코인에 미쳤다고 말하겠지만,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나는 내 하루를 새로운 세상에 투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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