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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이 내게 가르쳐준 것들 #19] 첫 알트코인 수익과 손실, 마음이 흔들리던 날들
holngs2025 2025. 10. 10. 16:20그날도 새벽이었고, 오토바이 위엔 배달 가방이 있었다.
출근길처럼 익숙한 풍경이었지만, 머릿속은 복잡했다.
리플이 전날 밤 갑자기 급등했다는 소식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배달 대기 중 잠깐 켠 업비트 앱에는 초록색 봉차트가 반짝거리고 있었다.
나는 본능적으로 웃었다.
‘드디어 나도 뭔가 되는 건가?’
배달 하나를 마치고 신호대기 중일 때마다 시세를 확인했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600원대였던 리플이 900원을 넘었다.
배달로 하루 종일 움직이던 피로가
그 순간만큼은 한순간에 사라졌다.
마치 내 노동이 아닌, 생각으로 번 돈처럼 느껴졌다.
“이게 바로 투자구나.”
하지만 그 들뜬 기분은 오래가지 않았다.
다음 날 아침, 출근 전 앱을 켜자 차트는 붉게 물들어 있었다.
네오와 도지코인도 함께 급락했다.
불과 하루 만에 수익이 손실로 바뀌는 걸 눈앞에서 보자
손가락이 떨렸다.
팔아야 할까, 아니면 기다려야 할까.
내 안에서 두 개의 목소리가 싸우기 시작했다.
“손절하자. 어차피 다시 오를 거야.”
“아니야, 그럼 또 기회 놓쳐.”
그날은 이상하게 배달도 집중이 안 됐다.
오토바이를 타고 도심을 달리는데,
신호가 빨간불일 때마다 코인 시세를 확인하던 내가
스스로도 한심하게 느껴졌다.
‘이러려고 배달까지 하면서 투자했나?’
그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그날 밤 집에 돌아와 코인 차트를 다시 봤다.
리플은 750원, 네오는 14,000원, 도지는 80원대였다.
불과 하루 전의 고점에서 이미 크게 떨어졌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이번엔 공포보다 ‘냉정함’이 앞섰다.
나는 노트북을 켜고 지난 몇 주 동안의 투자기록을 다시 봤다.
어떤 뉴스를 보고 샀고, 어떤 감정으로 결정을 내렸는지.
그 기록들이 마치 거울처럼 나를 비췄다.
‘내가 코인을 공부한다고 했지만, 결국 감정에 휘둘렸구나.’
나는 그렇게 조용히 한 문장을 일기장에 적었다.
그다음 며칠은 배달만 집중했다.
하루하루 수익금을 앱에 기록하면서,
“노동으로 번 돈은 절대 쉽게 잃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돈으로 다시 코인을 살 때는
이제 단순히 가격 그래프만 보지 않았다.
프로젝트가 진짜로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는지,
팀이 어떤 비전을 갖고 있는지를 먼저 확인했다.
리플은 여전히 은행 간 송금 네트워크를 넓히고 있었고,
네오는 개발자 생태계를 키우려 노력하고 있었다.
도지는 커뮤니티가 유지되고 있었다.
그걸 하나하나 찾아보면서 깨달았다.
‘가격은 변하지만, 기술은 계속 움직이고 있구나.’
그때부터 나는 차트를 ‘공부의 대상’으로 보기 시작했다.
빨간색이든 파란색이든, 그 안엔 이유가 있었다.
누군가는 이익 실현 중이고, 누군가는 새로 들어오고 있었다.
그 모든 움직임이 시장을 이루는 흐름이었다.
그리고 그걸 이해하기 시작하자, 이상하게 마음이 편해졌다.
이제 가격이 떨어져도 전처럼 조급하지 않았다.
그냥 ‘지금은 숨 고르기 중이구나’라고 생각했다.
내가 시장을 이기려는 게 아니라,
시장과 함께 배우고 있다는 사실이 나를 진정시켰다.
며칠 뒤, 도지코인이 다시 반등했다.
큰 폭은 아니었지만, 그동안의 손실이 일부 회복됐다.
나는 바로 팔지 않았다.
이번엔 욕심이 아니라 ‘이해’를 택했다.
‘이게 진짜 투자자의 마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 밤, 배달을 마치고 오토바이를 세운 뒤
잠깐 하늘을 봤다.
별빛 아래서 피곤한 몸을 느끼며 문득 생각했다.
나는 여전히 하루 10시간씩 일을 하고 있지만,
이제 내 삶은 조금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코인은 단순한 돈놀이가 아니었다.
그건 세상을 관찰하고 나를 단련시키는 과정이었다.
사실 그동안 수익과 손실이 번갈아 찾아올 때마다
마음이 크게 흔들렸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변동조차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세상이 움직이듯, 시장도, 나도 그렇게 변하는 것이다.
내가 코인에 투자한 건 단지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그 안에서 내 사고방식이 바뀌는 걸 경험하고 싶었다.
노동의 시간 속에서도 배움은 이어질 수 있고,
작은 투자라도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힐 수 있다는 걸 느꼈다.
오늘도 배달 가방을 메고 도로를 달리며 생각했다.
‘내가 모은 리플 몇 개, 도지 몇 천 개가 언젠가 큰 의미가 될 수도 있겠지.’
그게 돈의 크기가 아니라, 배운 시간의 무게로 남아 있을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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