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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비트코인에 진심으로 빠져들기 시작한 이유

비트코인이라는 단어를 처음 들은 건 꽤 오래전이었다. 아마 2017년쯤이었을 거다. 그때 뉴스에서 ‘가상화폐 광풍’이라는 말이 떠돌았고, 친구들 중 몇몇은 비트코인으로 돈을 벌었다며 떠들썩했다. 솔직히 그때의 나는 관심이 없었다. 뭔가 현실감이 없었고, ‘이게 진짜 돈이야?’라는 의문만 들었다. 컴퓨터 속에 있는 숫자들이 어떻게 돈이 된다는 건지 이해가 안 갔다. 그냥 투자판에서 노는 사람들의 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2021년, 세상이 달라졌다. 그해 비트코인이 8천만 원을 넘겼다는 뉴스가 연일 쏟아졌고, 유튜브에서는 ‘비트코인으로 부자가 된 사람들’ 영상이 끊임없이 추천됐다. 처음엔 그저 구경하는 기분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들의 말이 귀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중앙은행이 없는 화폐”, “누구의 통제도 받지 않는 시스템”, “탈중앙화의 혁명.” 단순한 돈 이야기가 아니라, 마치 기존 금융 질서에 대한 새로운 철학처럼 들렸다. 그때부터였다. 나도 이 세계가 궁금해졌다.

 

퇴근 후 밤마다 유튜브에서 “비트코인 기초”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영상마다 말이 달랐다. 어떤 사람은 기술적인 설명을 늘어놓았고, 어떤 사람은 “이건 인류가 만든 최고의 발명”이라고 했다. 솔직히 처음엔 더 헷갈렸다. 블록체인, 해시, 채굴… 생소한 단어들이 너무 많았다. 그래도 이상하게 흥미로웠다. 뭔가 새로운 세계를 배워가는 느낌이랄까. 돈이 아닌, ‘시스템’이 궁금했다. 이게 어떻게 돌아가는지, 왜 전 세계 사람들이 이걸 믿는지 알고 싶었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다. “내가 그동안 돈의 본질에 대해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구나.”
지금 우리가 쓰는 돈도 결국은 정부가 발행하고, 은행이 기록을 관리한다. 하지만 그걸 당연하게 여겼을 뿐, 왜 그래야 하는지는 고민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비트코인은 완전히 다른 길을 걷고 있었다.
은행 없이 사람들끼리 직접 거래할 수 있다니, 그게 어떻게 가능하지? 누가 기록을 관리하지? 누가 사기를 막지? 그 모든 물음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나는 처음으로 ‘비트코인 백서’를 찾아봤다. 물론 영어 원문은 너무 어려워서 한국어 번역본으로 봤다. 그 안에는 기술적 용어들이 가득했지만, 하나의 문장이 내 마음을 강하게 흔들었다.

[비트코인 일기 #1] 비트코인이란? 뉴스에서만 듣던 코인을 진짜로 공부하기 시작했다



“신뢰를 중개하지 않는 시스템.”
이 문장 하나가 내 관심을 확신으로 바꿔놨다. 우리는 늘 누군가를 ‘믿어야만’ 거래를 한다. 은행, 정부, 회사, 심지어 플랫폼까지. 그런데 비트코인은 그 신뢰를 코드와 수학으로 대체했다는 것이다.
‘사람을 믿지 않아도 되는 시스템’, ‘규칙이 모든 걸 대신하는 구조.’ 이건 단순한 화폐가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사회 구조의 실험 같았다.

 

공부를 시작하면서 비트코인의 철학적인 면이 점점 흥미로워졌다.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신뢰를 분산시키는 기술’, 즉 사람 중심의 자유로운 네트워크라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나는 마치 인터넷이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처럼, 또 한 번의 거대한 변화를 목격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중앙이 없는 시스템’이라는 개념이 내 사고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그동안은 무언가를 유지하려면 꼭 중심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정부, 회사, 서버 같은 중심 말이다. 그런데 비트코인은 ‘모든 노드가 중심’이었다. 그 말이 처음엔 모순 같았지만, 이해하고 나니 놀라웠다. “모두가 기록하고 모두가 증명하는 구조.” 이건 단단하고, 동시에 민주적이었다.

 

하루하루 공부하다 보니, 차트를 보며 가격을 예측하는 것보다 시스템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는 게 훨씬 재미있었다. 이게 왜 돌아가는지, 왜 멈추지 않는지, 왜 누구도 조작할 수 없는지.
이걸 이해하면, 단순한 투자자가 아니라 비트코인의 철학을 아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결심했다. “이왕 시작한 거, 제대로 배워보자.” 돈의 흐름뿐 아니라, 그 뒷면에 있는 ‘기술과 사상’을 알아보자고.

그때부터 내 일상은 조금씩 달라졌다. 출근길엔 블록체인 강의를 듣고, 점심엔 관련 기사나 백서를 읽고, 자기 전엔 해외 포럼을 번역해가며 살펴봤다. 처음엔 그저 호기심이었는데, 이젠 마치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기분이었다.


비트코인은 단순한 투자 수단이 아니라, 나에게 세상을 보는 또 다른 창이 되었다.
기존 시스템이 가진 불합리함, 우리가 ‘당연하다’고 믿던 신뢰의 구조, 그리고 기술이 바꿀 수 있는 인간의 관계까지. 비트코인을 공부하면서 그런 것들이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요즘도 가끔 그때를 떠올린다. 2021년, 뉴스에서 처음 비트코인 이야기를 들었을 때만 해도 ‘그냥 유행이겠지’ 싶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나는 여전히 초보자지만, 적어도 **‘비트코인은 단순한 돈이 아니다’**라는 건 확실히 느낀다.
그 안엔 수학과 코드, 철학과 이상이 녹아 있다. 그리고 그걸 이해해가는 과정이 정말 즐겁다.


💬 내가 느낀 점
비트코인을 공부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건 ‘신뢰’의 의미였다.
우리는 너무 쉽게 누군가에게 모든 걸 맡기고 산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그 신뢰를 기술로 분산시켰다.
아직 완벽하진 않지만, 그 방향성 자체가 사람을 자유롭게 만든다.
나는 이 기록을 단순히 투자 일기가 아니라, ‘새로운 세상을 이해해가는 과정’으로 남기고 싶다.
이 길 끝에 무엇이 있을지는 모르지만, 지금 이 공부가 내 사고방식을 완전히 바꿔놓고 있는 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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