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 코인을 공부하다가 느낀 ‘투자’와 ‘투기’의 경계
NFT를 공부한 후, 나는 자연스럽게 ‘투자’라는 단어에 끌렸다.
비트코인, 리플, 이더리움, NFT…
이 단어들이 이제는 뉴스 속 단어가 아니라 내 일상 속 단어가 되어버렸다.
퇴근길 운전석에 앉아 라디오를 들으면,
“오늘 비트코인이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암호화폐 시장이 글로벌 투자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이런 뉴스가 매일같이 흘러나왔다.
새벽 1시에 출근해서 아침 8시 반에 퇴근하는 쿠팡의 분류 작업은
여전히 고되었다.
하지만 퇴근길만큼은 이상하게도 설렘이 있었다.
“오늘은 코인 시장이 어떻게 변했을까?”
“내가 어제 본 이더리움은 오늘 또 올랐을까?”
눈꺼풀이 무겁게 내려앉은 상태에서도
핸드폰을 켜서 차 안에서 차트를 보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문득 생각했다.
‘이건 공부인가, 아니면 투기인가?’
분명 처음엔 기술이 궁금해서 시작했는데,
언제부턴가 숫자에 더 집중하고 있었다.
그래프의 초록색 봉이 오를 때마다 가슴이 뛰고,
빨간 봉이 떨어질 때마다 이유 모를 불안이 찾아왔다.
어느새 나는 비트코인을 기술이 아니라 ‘가격’으로 보고 있었다.
그게 나를 조금 불편하게 만들었다.
왜냐하면 처음에 내가 비트코인을 공부하기 시작한 이유는
“중앙이 없는 새로운 시스템이 멋지다”고 느꼈기 때문이었다.
그 철학이 좋아서 시작했는데,
어느새 내 마음은 수익 그래프의 곡선 위를 오르내리고 있었다.
퇴근 후 피곤한 몸을 이끌고 누워 있다가,
문득 SNS를 켜보니 한 사람이 올린 글이 눈에 들어왔다.
“이번에 알트코인으로 300% 수익 냈어요.”
그 한 줄이 내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나도 저렇게 될 수 있을까?’
‘지금 안 들어가면 늦는 건 아닐까?’
그날은 유난히 잠이 오지 않았다.
그때부터 나는 ‘투자와 투기’의 경계를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내가 찾은 정의는 이랬다.
“투자는 가치를 보고 돈을 넣는 것이고,
투기는 오를 거라는 희망에 돈을 넣는 것이다.”
이 차이는 단순하지만,
막상 실제 돈을 움직이려 하면 경계가 흐려진다.
특히 코인 시장은 그 흐림 속에서 사람을 빨아들인다.
‘이번엔 다를 거야.’
‘이건 확실한 기회야.’
그런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면 손가락은 이미 거래소 앱을 열고 있다.
그런 경험을 나도 했다.
아주 작은 금액이었지만, 처음으로 코인을 ‘샀다’.
처음 매수를 누르던 순간, 이상하게 손끝이 떨렸다.
‘이게 바로 그 유명한 투자자의 손맛인가.’
하지만 동시에 알 수 없는 긴장감이 몰려왔다.
“내가 제대로 알고 하는 걸까?”
그때부터는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
진짜 공부가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
그래서 비트코인 화이트페이퍼를 다시 읽고,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의 인터뷰를 찾아봤다.
그들이 말하는 ‘탈중앙화의 가치’,
‘코드가 신뢰를 대체하는 세계’ —
그걸 다시 마음속에 새겼다.
그 순간 깨달았다.
비트코인의 가치는 단순히 오르내리는 숫자가 아니라,
‘누구나 신뢰 없이 거래할 수 있는 자유’에 있었다.
그건 단순한 투자 수단이 아니라,
금융 시스템을 다시 정의하는 혁명이었다.
나는 아직 코인으로 큰 수익을 낸 적은 없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이 과정을 통해 나는 ‘돈을 버는 법’보다
‘돈을 대하는 태도’를 배우고 있다는 것.
쿠팡의 분류장에서 박스를 나를 때,
나는 몸으로 ‘노동의 가치’를 배운다.
그리고 새벽 집으로 돌아와 코인 시장을 공부할 때,
‘자본의 속도’를 체험한다.
두 세계는 완전히 다르지만,
그 둘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는 게 묘하게 흥미롭다.
하나는 땀으로 얻는 현실의 수입,
다른 하나는 지식으로 얻는 디지털의 수익.
그 둘의 교차점 어딘가에서
나는 ‘투자’와 ‘투기’의 진짜 의미를 찾고 있었다.
💭 내가 느낀 점
요즘은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나는 돈을 벌기 위해 코인을 하는 걸까,
아니면 코인을 통해 세상을 배우는 걸까.”
처음에는 단순히 기술이 흥미로워서 시작했지만,
이제는 그 안에 ‘나 자신’이 보인다.
탐욕과 두려움, 호기심과 배움이 얽힌 인간적인 감정들.
그 속에서 나는 아직도 답을 찾는 중이다.
하지만 분명한 건 있다.
이 여정이 단순한 투기가 아니라,
내 삶을 바꾼 하나의 ‘공부 과정’이라는 것.
'비트코인 공부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트코인 일기 #13] 정보는 넘쳐났고, 진실은 점점 작아졌다 — 내가 ‘판단력’을 배우기 시작한 날 (0) | 2025.10.07 |
---|---|
[비트코인 일기 #12] 기록을 시작하자 시장이 달라 보였다 — 투자에서 진짜 ‘통제력’을 배우다 (0) | 2025.10.07 |
[비트코인 일기 #11]하락장을 겪고 나서야 알았다 — 투자에는 ‘기술’보다 ‘습관’이 더 중요했다 (0) | 2025.10.07 |
[비트코인 일기 #10] 처음으로 손실을 본 날 — 돈보다 무서운 건 내 마음이었다 (0) | 2025.10.07 |
[비트코인 일기 #8] NFT가 대체 뭘까 — 그림이 왜 그렇게 비싸진 거지? (0) | 2025.10.07 |
[비트코인 일기 #7] 이더리움 공부를 시작한 날 — 비트코인과는 완전히 달랐다 (0) | 2025.10.07 |
[비트코인 일기 #6] 리플 코인이란? 알트코인에 처음 관심을 가지다 (0) | 2025.10.07 |
[비트코인 일기 #5] 하락장은 그렇게 갑자기 왔다 — 한순간에 무너진 차트와 마음 (0) | 2025.10.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