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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처음 비트코인을 산 날
비트코인을 공부하기 시작한 지 2주쯤 됐을 때였다.
그동안은 그냥 흥미로 읽고, 영상도 보고, 블록체인이 뭔지 감만 잡아가는 중이었다.
하지만 머릿속에서는 계속 같은 생각이 맴돌았다.
‘언제까지 이걸 공부만 하고 있을 순 없잖아. 한 번쯤 직접 사봐야 하지 않을까?’
그날도 새벽 1시에 차를 몰고 쿠팡 물류센터로 향했다.
하늘은 새까맸고, 거리에 불빛이 거의 없었다.
운전석에서 손난로를 쥐고 있었는데,
그 따뜻한 온기보다 머릿속의 긴장감이 더 강했다.
비트코인을 ‘산다’는 건, 그동안 머리로만 알고 있던 세상에
이제 진짜로 ‘발을 들이는’ 일 같았다.
![[비트코인 일기 #3] 내가 처음 비트코인을 산 날 — 두근거림과 불안이 함께했다](https://blog.kakaocdn.net/dna/JrkYP/btsQ3xTVPWX/AAAAAAAAAAAAAAAAAAAAAOQJc9EZPndDKNFQk7LOhDK2ndmjDLPf-2I-ylzhgRlP/img.pn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expires=1764514799&allow_ip=&allow_referer=&signature=IwLphnzBqSgUTCT%2FpAiv8uZu7Wg%3D)
일을 하면서도 자꾸 그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박스를 나르고, 라벨을 붙이고, 무게를 확인하면서도
손끝보다 머리가 더 분주했다.
‘지금 가격이 얼마일까?’,
‘지금 사면 너무 늦은 건 아닐까?’
누군가에게는 단순한 클릭 몇 번일지 모르지만,
나에게는 전혀 다른 세계로 들어가는 문 같았다.
퇴근 후 아침 8시 30분,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왔다.
씻지도 않고 노트북을 켰다.
손끝이 약간 떨렸다.
화면을 켜고 가상자산 거래소 사이트에 접속했다.
회원가입을 하고, 본인인증을 하고, 은행 계좌를 연결하고…
절차가 생각보다 복잡했다.
하지만 그 과정 하나하나가 마치 의식처럼 느껴졌다.
“이제 진짜로 시작하는구나.”
잔고에 처음으로 10만 원을 입금했다.
작은 금액이지만, 내게는 결코 작지 않았다.
하루 일당의 절반이었으니까.
그 돈은 단순한 투자금이 아니라,
나의 시간과 땀, 그리고 새벽의 피로가 응축된 결과였다.
그래서 ‘매수하기’ 버튼을 누르기 직전, 손이 멈췄다.
“이걸 진짜 눌러도 될까?”
잠깐 망설였다.
지금 이 순간을 지나면, 나는 다시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동시에, ‘이제는 알아야 한다’는 마음이 더 컸다.
그게 두려움보다 강했다.
클릭.
단 한 번의 버튼 소리.
그리고 그 순간 내 계좌에 아주 작은 숫자가 찍혔다.
0.00018 BTC.
그건 세상에서 가장 작지만, 나에겐 세상에서 가장 큰 소유였다.
처음엔 아무 감정이 없었다.
그냥 숫자 하나가 바뀐 것뿐이었다.
그런데 몇 분이 지나고, 점점 실감이 났다.
‘이게 바로 디지털 자산이라는 거구나.’
손에 잡히지 않는데, 분명히 ‘내 것’이라고 할 수 있는 무언가.
은행 계좌도, 현금도 아니지만
내 지갑 안에 들어 있는 새로운 형태의 돈.
그 신기함에 잠깐 멍해졌다.
커피를 한 잔 내리고, 다시 화면을 바라봤다.
그래프는 분 단위로 움직이고, 가격은 미세하게 오르내렸다.
그 작은 변화에 심장이 두근거렸다.
‘이게 이렇게 실시간으로 움직이는 거였구나.’
그때 처음으로 깨달았다.
비트코인은 단순히 ‘돈을 버는 수단’이 아니라,
완전히 다른 방식의 세계였다.
누가 통제하지도, 멈추게 하지도 않는 시장.
그 속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숨 쉬고 있었다.
잠깐 눈을 감았다.
새벽 공기와 엔진 소리,
박스가 쏟아지던 라인의 소음이 머릿속에서 스쳐 지나갔다.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 사이에는 단 한 번의 클릭이 있었다.
그건 작은 버튼이었지만, 내 인생의 방향을 조금 바꾼 듯했다.
며칠 후 출근길에 다시 차를 몰며 그날을 떠올렸다.
도로 위 가로등 불빛이 비치는 차창에
내 얼굴이 비쳤다.
그때 문득 생각했다.
‘이제 나는 세상의 한 조각을 조금 다르게 이해하고 있구나.’
블록체인, 비트코인, 탈중앙화.
그 단어들은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어쩌면 비트코인을 산 건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사는 세상을 직접 ‘경험’해보기 위한 첫걸음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세계는,
생각보다 훨씬 넓고, 낯설고,
묘하게 따뜻했다.
💭 내가 느낀 점
처음 비트코인을 샀던 그날은 단순한 거래가 아니라,
새로운 세계로 넘어가는 문을 연 순간이었다.
10만 원이라는 작은 돈이지만,
그건 내 노동의 기록이었고,
내가 이 세상을 조금 다르게 이해하기 시작한 증거였다.
이제 나는 단순히 ‘돈을 버는 법’을 배우는 게 아니라,
‘돈이 존재하는 이유’를 배우고 있었다.
그리고 그 시작은,
새벽의 피로와 함께 눌렀던 그 한 번의 클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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