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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1시, 다시 운전대를 잡았다.
창밖에는 아직 밤의 공기가 가득했고, 도로엔 트럭 몇 대만 조용히 움직였다.
라디오에서는 경제 뉴스가 흘러나오고, 앵커의 목소리 사이로 “비트코인 급등”이라는 단어가 들렸다.


순간 가슴이 두근했다.
“또 오르기 시작했나?”
운전대를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갔다.
하지만 곧 웃음이 났다.

[비트코인 일기 #13] 정보는 넘쳐났고, 진실은 점점 작아졌다 — 내가 ‘판단력’을 배우기 시작한 날


예전의 나라면 바로 앱을 열고 차트를 확인했겠지만,
이젠 그럴 필요가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뉴스 한 줄로 시장이 바뀌는 게 아니라,
내가 반응하는 방식이 바뀌는 게 진짜 변화였으니까.

요즘 코인 커뮤니티나 유튜브를 보면 정보가 너무 많다.


“이번 주는 비트코인 폭등!”, “이 알트코인이 다음 타자다!”,
썸네일마다 자극적인 단어들이 날뛴다.
나도 한때는 그런 영상들을 전부 믿었다.


하루에 수십 개의 영상을 돌려보며,
누가 진짜 전문가처럼 말하면 그 말에 휩쓸렸다.
하지만 결과는 뻔했다.
정보는 많았지만, 내 통장은 점점 가벼워졌고
머릿속은 더 복잡해졌다.


📉 정보의 양이 많을수록, 판단은 흐려졌다
어느 날 퇴근길에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정보가 많아질수록 내가 더 현명해져야 하는데, 왜 더 혼란스러울까?”
그날 이후로 나는 유튜브와 커뮤니티를 무작정 보는 걸 멈췄다.
대신 내가 직접 데이터를 보기 시작했다.


거래량, 비트코인 도미넌스, 시장심리 지수 같은 기본 지표들.
이전에는 누군가의 해석을 그대로 받아들였지만,
이젠 그 해석의 ‘근거’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놀랍게도 그때부터 시장이 다르게 보였다.


예전엔 공포가 오면 나도 덩달아 무서웠지만,
이제는 그 공포가 ‘뉴스 헤드라인용 자극’인지,
진짜 시장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신호인지 구분이 됐다.


그 차이는 결국 ‘정보를 믿는 힘’이 아니라,
‘정보를 걸러내는 힘’에서 나왔다.


🧭 내가 세운 기준 하나 — “직접 확인하지 않은 건 믿지 않는다.”
쿠팡 헬퍼로 일하며 느낀 게 있다.
물류 현장에선 누가 뭐라 해도, 직접 들어 옮기고 나서야 무게를 안다.
투자도 똑같았다.
누가 뭐라 하든, 직접 숫자를 보고 내 머리로 생각해야 했다.
그래서 나는 내 나름의 기준을 세웠다.

“직접 확인하지 않은 건 믿지 않는다.”

 

그 기준을 세우고 나서부터
커뮤니티에서 누가 ‘이번 코인은 10배 간다’고 해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았다.
대신,
‘그 근거는 뭔가?’
‘이게 실제 프로젝트인지, 단순한 유행인지’
이런 걸 찾아봤다.


때로는 하루 종일 공부해도 답이 안 나왔다.
하지만 그런 과정이 쌓이자, 자연스럽게 ‘판단력’이 생겼다.


📘 정보보다 중요한 건 태도였다
요즘 나는 투자 공부를 한다기보다,
‘태도’를 다듬는다는 표현이 더 맞는 것 같다.


차트를 분석하는 법보다,
정보를 대하는 나의 자세를 바꾸는 게 훨씬 어렵고,
결국 더 큰 힘이 된다.

 

이제는 아침에 퇴근해 피곤한 몸으로 차를 몰고 집에 돌아올 때,
예전처럼 유튜브를 틀지 않는다.
대신 조용히 창문을 조금 내리고 새벽 공기를 맡는다.

머릿속에선 오늘 하루 내 판단이 얼마나 흔들렸는지 복기한다.


‘오늘은 어떤 뉴스가 나를 자극했는가?’
‘그 자극에 나는 어떻게 반응했는가?’
그걸 정리하다 보면,
결국 내가 지켜야 할 건 차트도, 뉴스도 아닌
‘나 자신’이라는 걸 다시 깨닫는다.


💡 투자에서 배운 진짜 지혜
비트코인을 통해 배운 가장 큰 교훈은
‘정보는 많을수록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중요한 건 얼마나 아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믿지 않는가다.


내가 신뢰하는 정보의 기준은 단순하다.
직접 확인 가능한 데이터,
그리고 꾸준히 검증되는 사람들의 행동.
그 외의 모든 것은 ‘참고용’일 뿐이다.

 

이 태도를 갖게 되자,
투자는 훨씬 단순해졌다.
혼란스러운 시장 속에서도
내가 어디를 봐야 하는지 알게 됐다.


그리고 그건 단순히 돈을 버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삶의 태도로까지 이어졌다.
일을 하든, 인간관계를 하든,
“누가 뭐라고 해도 내가 직접 보고 느껴야 믿는다”는 원칙이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 오늘의 느낀 점
비트코인을 공부하면서, 나는 단순히 투자자가 아니라
‘생각하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
세상은 늘 시끄럽고, 정보는 끝없이 쏟아진다.


하지만 그 속에서 흔들리지 않는 기준을 세우는 게 진짜 힘이다.
오늘도 새벽 도로를 달리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정보는 많지만, 결국 선택은 내 몫이다.”
그 단순한 문장이 오늘 나를 지탱했다.
그리고 나는 내일도, 내가 세운 기준으로 시장을 바라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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